퇴직연금 DB와 DC, 어느 쪽이 더 받을까
회사에서 DB형과 DC형 중 고르라고 하면 막막합니다. 설명을 들어도 뭐가 유리한지 감이 안 옵니다. 그런데 판단 기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내 임금이 오르는 속도와 내가 굴려서 버는 속도, 둘 중 어느 쪽이 빠른가입니다.
· 임금상승률 > 운용수익률 → DB형이 유리
· 임금상승률 < 운용수익률 → DC형이 유리
두 값이 같으면 결과도 같습니다. 이 글에서 계산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DB와 DC, 뭐가 다를까?
가장 큰 차이는 누가 운용하고 누가 위험을 지느냐입니다.
| 구분 | DB형 (확정급여) | DC형 (확정기여) |
|---|---|---|
| 받을 금액 | 미리 정해짐 | 운용 결과에 따라 달라짐 |
| 계산 방식 | 퇴직 전 평균임금 × 근속연수 | 매년 적립분 + 운용수익 누적 |
| 운용 주체 | 회사 | 본인 |
| 운용 손익 | 회사가 부담 | 본인이 부담 |
| 유리한 경우 | 임금이 빠르게 오를 때 | 운용을 잘할 때 |
DB형은 퇴직 직전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합니다. 그래서 말년에 월급이 많이 올랐다면 그 높아진 금액이 전체 근속기간에 소급 적용되는 효과가 납니다.
DC형은 다릅니다. 그해 월급의 1/12을 그해에 적립하고 끝입니다. 나중에 월급이 올라도 과거 적립분은 그대로입니다. 대신 그 돈이 굴러가며 수익을 냅니다.
어느 쪽이 더 받을까?
20년 근속, 시작 월급 300만원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임금상승률과 운용수익률을 바꿔 가며 비교했습니다.
| 임금상승률 | 운용수익률 | DB형 | DC형 | 유리한 쪽 |
|---|---|---|---|---|
| 연 3% | 연 2% | 약 1억 520만원 | 약 9,605만원 | DB |
| 연 3% | 연 5% | 약 1억 520만원 | 약 1억 2,708만원 | DC |
| 연 5% | 연 2% | 약 1억 5,162만원 | 약 1억 1,674만원 | DB |
| 연 5% | 연 5% | 약 1억 5,162만원 | 약 1억 5,162만원 | 동일 |
임금상승률과 운용수익률이 둘 다 5%일 때 결과가 정확히 같습니다. 우연이 아니라 구조가 그렇습니다.
· 임금이 오르면 DB의 기준(마지막 월급)이 커집니다
· 수익이 나면 DC의 적립금이 불어납니다
두 속도가 같으면 결과도 같고, 빠른 쪽이 이깁니다. 그래서 "임금상승률과 운용수익률 중 어느 쪽이 높은가"만 보면 됩니다.
본인 조건으로 계산해 보려면 퇴직금 계산기로 DB형 기준 금액을 구하고, 복리 계산기로 DC형 적립금이 얼마가 되는지 비교해 보세요.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현실에서는 어느 쪽이 많을까?
위 계산은 가정입니다. 실제로는 두 가지를 감안해야 합니다.
| 고려 사항 | 내용 |
|---|---|
| 임금상승률은 예측 가능 | 호봉제·정기 인상이 있다면 대략 보입니다 |
| 운용수익률은 불확실 | 목표는 세울 수 있지만 보장되지 않습니다 |
| 원리금보장형의 현실 | DC를 골라도 예금 위주로 두면 수익률이 낮게 나옵니다 |
| 임금피크제 | 말년에 임금이 깎이면 DB형이 불리해집니다 |
DC형의 장점은 운용수익인데, 원리금보장형에 넣어 두고 손대지 않으면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에 못 미치기 쉽습니다. DB를 골랐으면 받았을 금액보다 적어질 수 있습니다.
"DC를 골랐다"와 "DC를 운용한다"는 다릅니다. 관리할 생각이 없다면 DB가 안전합니다.
반대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직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퇴직 직전 임금이 깎이면 DB형 계산 기준 자체가 낮아집니다. 이 경우 임금피크 진입 전에 DC로 전환해 그때까지의 높은 임금 기준을 확정하는 선택을 검토하게 됩니다.
DC형은 무엇을 담을 수 있나?
DC형을 골랐다면 상품을 직접 고르게 됩니다. 크게 두 갈래입니다.
| 구분 | 원리금보장형 | 실적배당형 |
|---|---|---|
| 예시 | 정기예금, 보험 등 | 펀드, ETF 등 |
| 원금 | 보장 | 손실 가능 |
| 수익 | 낮고 예측 가능 | 변동, 장기적으로 기대 높음 |
퇴직연금은 노후 자금이라 위험자산 투자 비중에 상한이 있습니다. 전액을 주식형에 넣을 수는 없습니다.
즉 DC형이라도 일정 비중은 안전자산에 배분됩니다. "DC = 고위험"이라는 인식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한도와 편입 가능 상품은 퇴직연금 사업자에서 확인하세요.
수수료도 봐야 합니다. 같은 유형이라도 상품과 사업자에 따라 수수료가 다르고, 20년 넘게 쌓이면 차이가 커집니다. 연 0.5%p 차이가 장기간 누적되면 얼마가 되는지는 복리 계산기로 확인해 보세요.
디폴트옵션은 뭔가?
DC형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미리 정해 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제도입니다.
DC형 가입자 상당수가 가입만 하고 방치해, 적립금이 낮은 금리의 대기성 자금으로 오래 머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디폴트옵션은 이런 자금을 미리 지정한 상품으로 자동 편입시켜, 최소한의 운용이 이뤄지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중요한 것은 디폴트옵션도 본인이 고르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위험 수준이 다른 여러 상품군 중에서 지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정해 두지 않으면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없습니다.
| 확인할 것 | 왜 |
|---|---|
| 지정했는가 | 안 했다면 지금 확인. 가입만 하고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 어떤 상품인가 | 위험 수준이 본인 성향과 맞는지 |
| 실제로 적용됐는가 | 지시를 한 적이 있으면 디폴트옵션이 발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내 상황에는 뭐가 맞을까?
| 상황 | 맞는 쪽 | 이유 |
|---|---|---|
| 호봉제, 임금이 꾸준히 오름 | DB | 마지막 월급 기준이 커짐 |
| 임금 상승이 완만하거나 정체 | DC | 운용으로 만회 가능 |
| 운용에 관심이 없고 방치할 것 같음 | DB | 회사가 책임짐 |
| 투자 경험이 있고 관리할 자신 있음 | DC | 수익이 온전히 본인 것 |
| 임금피크제 적용 예정 | DC 전환 검토 | 임금 삭감 전 기준 확정 |
| 이직이 잦음 | DC | 옮길 때마다 정산·이전이 수월 |
DB형은 한 회사에서 오래 근속할 때 힘을 발휘하는 구조입니다. 마지막 임금 × 근속연수이기 때문입니다.
자주 옮긴다면 각 회사에서의 근속연수가 짧아 DB의 이점이 작습니다. 반면 DC는 IRP로 옮겨 계속 굴릴 수 있어 단절이 적습니다.
중간에 바꿀 수 있을까?
회사가 두 제도를 모두 운영한다면 전환이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방향에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 DB → DC 전환 — 비교적 열려 있는 편입니다. 임금피크제 전에 많이 씁니다
- DC → DB 전환 —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 규약을 확인해야 합니다
- 전환 시점의 금액 — 전환하는 시점 기준으로 정산되어 넘어갑니다
전환 가능 여부와 조건은 회사의 퇴직연금 규약에 달려 있습니다. 인사팀이나 퇴직연금 사업자(은행·증권사)에 문의하면 확인됩니다. 한 번 바꾸면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계산해 보고 결정하세요.
IRP는 어떻게 연결되나?
퇴직할 때 받은 돈이 들어가는 계좌입니다. DB든 DC든 퇴직급여는 IRP로 이전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 구분 | DB·DC | IRP |
|---|---|---|
| 성격 | 재직 중 회사가 적립 | 퇴직 후 본인 계좌 |
| 운용 | 회사(DB) 또는 본인(DC) | 본인 |
| 추가 납입 | 불가 | 가능 (세액공제 대상) |
퇴직급여를 IRP에 넣어 두고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금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일시금으로 찾으면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냅니다.
급한 자금이 아니라면 연금 수령을 우선 검토하세요. 은퇴 후 필요 생활비는 은퇴 가능 계산기로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부족하다면 임의가입과 추납으로 채우는 방법을, 집은 있는데 현금이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을 함께 보시면 노후 소득 그림이 잡힙니다.
중도인출은 가능할까?
퇴직연금은 노후 자금이라 중간에 빼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할 때만 가능합니다.
-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 전세보증금 등 주거 목적
- 본인·부양가족의 장기 요양
- 파산·개인회생 절차
- 천재지변 등
중도인출은 DC형과 IRP에서 가능한 제도입니다. DB형은 회사가 적립·운용하는 구조라 개인이 중간에 빼는 방식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주택 구입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 차이도 고려 요소가 됩니다. 다만 빼서 쓰면 노후 자금이 줄어든다는 점은 같습니다. 사유별 요건과 한도는 사업자에 확인하세요.
주택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DSR과 대출 한도를 먼저 확인해, 퇴직연금을 깨는 것과 대출 중 어느 쪽이 나은지 비교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확인할 것
- 지금 내 제도가 뭔가 — DB인지 DC인지 모르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 예상 임금상승률 — 호봉표나 지난 몇 년 인상 이력으로 추정
- DC라면 운용 현황 —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을 넘고 있는지
- 디폴트옵션 지정 여부 — 안 했다면 지금 확인
-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 — 있다면 DB 유불리가 뒤집힐 수 있습니다
- 전환 가능 여부 — 회사 규약 확인
자주 묻는 질문
A. 임금상승률이 운용수익률보다 높으면 DB, 낮으면 DC입니다. 두 값이 같으면 결과도 같습니다. 본인 임금 인상 속도와 운용 목표를 비교해 보세요.
A. 원리금보장형에 방치하면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에 못 미쳐 DB보다 적어질 수 있습니다. 디폴트옵션 지정 여부부터 확인하시고, 관리할 생각이 없다면 DB 전환 가능 여부를 알아보세요.
A. DB형은 퇴직 직전 임금이 기준이라 말년에 임금이 깎이면 불리해집니다. 임금피크 진입 전에 DC로 전환해 그때까지의 기준을 확정하는 방법을 검토하게 됩니다.
A. 본인이 미리 지정해야 합니다. 지정해 두면 운용 지시가 없을 때 그 상품으로 자동 운용됩니다. 지정하지 않았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A. 회사가 두 제도를 모두 운영하고 규약이 허용하면 가능합니다. DB→DC는 비교적 열려 있고 DC→DB는 제약이 많은 편입니다. 인사팀이나 퇴직연금 사업자에 문의하세요.
A. 받을 수 있지만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냅니다. IRP에서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금이 줄어드는 구조이므로, 급한 자금이 아니라면 연금 수령을 먼저 검토하세요.
A. 그때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다만 DC형이라면 운용은 본인 몫이므로 디폴트옵션과 상품 구성은 꼭 확인하세요. DB형이라면 임금피크제 적용 여부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A. 퇴직급여가 IRP로 이전됩니다. 거기서 계속 운용하다가 연금으로 받거나, 새 회사의 DC형으로 옮길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시금으로 찾아 쓰면 노후 자금이 그만큼 줄고 세금도 더 냅니다.
정리하면 DB와 DC의 우열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내 임금이 오르는 속도와 내가 굴려서 버는 속도 중 빠른 쪽이 이깁니다. 다만 운용수익률은 보장되지 않고 임금상승률은 비교적 예측 가능하므로, 관리할 자신이 없다면 DB가 안전한 선택입니다.
확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지금 내 제도가 DB인지 DC인지 확인합니다. 모르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둘째, 지난 몇 년 임금 인상률을 계산해 봅니다. 이 숫자가 기준선입니다. 셋째, DC라면 현재 수익률이 그 기준선을 넘고 있는지 봅니다. 못 넘고 있다면 상품 구성이나 디폴트옵션을 손봐야 합니다. 넷째,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을 확인합니다. 있다면 DB의 유불리가 뒤집히는 시점이 정해져 있는 셈입니다.
관련 계산기: 복리 계산기, 은퇴 가능 계산기, 연봉 실수령 계산기
계산 예시는 20년 근속·시작 월급 300만원 가정에 따른 참고치이며, 실제 퇴직급여는 평균임금 산정 방식과 회사 규약에 따라 다릅니다. 전환 가능 여부와 디폴트옵션 상품은 회사 퇴직연금 규약과 사업자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